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산 사랑

재약산의 철쭉

alps 2023. 5. 21. 14:42

원래는 오대산 리딩인데 인솔자 없대서 가야하는 재약산이 멀기도 하지만 작년 가을에도 19명이나  케이블카 코스인데 대기 시간이 두시간이 넘어가면서 하산이 7시도 넘어야 마무리지는 바람에 서울에 12시가 넘어 도착해서 귀경하느라 무지 고생한 기억이 생생해서 내키지  않는 산행이었지만 산을 종아하는 사람이라 또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도착한 들머리 얼음골이다 

이 길은 참으로 오랫만에 온다 

못보던 멋진 화장실도 생기고 ㅎㅎ

얼음골 사과로 유명한 얼음골 들머리도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래 전에 왔다 간 곳이다 

이런 너덜 바위들을 지나 도착한 얼음골 전망대에는 

지금 23도가 넘는 바깥 온도와 달리 영도란다.

그래서 무척이나 시원한 얼음골이라 아주 가파른 2킬로 남짓 힘든 산행이 그나마 더위에 지치지 않게 용기를 준다 ㅎㅎ 

사람이 지나간 흔적도 표시가 잘 안나는 이런 돌길도 제법 많은 얼음골 등산로에 벌써 대원들은 처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능선에 도착하니 예상 못했던 철쭉이 반긴다 

아마 재약산을 열번도 넘게 왔으리라 기억되지만 철쭉이 없던 시절만 골라서 왔었나보다 ㅋ

올해 비슬산도 지난주 황매산 철쭉도 냉해를 입어 볼품이 없어 실망했던 내게 올해 마지막 철쭉을 기대도 안했던 재약산에서 보게 된다 

함산한 아가씨 둘과 여성 회님들의 탄성이 끊이지를 않는다 ㅎㅎ

소백산 연화봉에서나 봄직한 저 분홍 철쭉이 얼음골을 오르는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정말 더할 나위없이 만개한 철쭉에 걸음이 자꾸만 늦어지지만 ~~

그래도 좋은 것을 담아가려는 마음인걸 ~~

철쭉은 예상치도 않아서 기분좋게 출발하지 못했던 오늘 산행은 너무 잘 온 것 같다 

아니면 황금소나무님과 금북정맥을 타기로 한 날이었기에 ~~

"8지송"이란다

참으로 대가족이다 

저 식구들 먹여 살리려고 뿌리가 얼마나 고생을  할까? ㅎㅎ

이리보아도 화사한 철쭉이고 

저리 보아도 화사한 철쭉 덕에 천황산을 언제 오르는지도 모르게 정상에 닥아서고 있다 

1000고지 위에 피는 철쭉들은 도시에서 보는 철쭉보다 화려하지 많다는 것도 피상적인 평가다 

나보다 큰 늘씬한 키에서 뿜어나오는 멋진 자태는 지나가는 인간들을 모두 멈추게 한다 ㅎㅎ

지금은 20도의 따스하지만 밤에는 꽤나 쌀쌀 했을텐데 어디에도 그런 구김살이 아니 보인다 

머얼리 천황산 정상이 보이는 능선에도 오손도손 철쭉 가족들이 전 푸른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억새로 유명한 영남알프스라 가을에만 주로 왔었나보다 

저 철쭉 사이로 보이는 것은 가을의 억새 밭을 살며시 보여주지만 워낙 화산한 철쭉의 화려함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ㅎㅎ

정상엔 우리 젊은 회원들이 도착해서 소리 지르고 ~~

우리는 여전히 느린 걸음으로 저 호젓한 등로를 산책하듯 걷고 잇다 

함산한 여자 세분이 모두 재약산이 처음 오는 산이라는데 "너무 멋지다"고 감탄에 침이 마르시다 ㅎㅎ

그 두아가씨 오늘 산행의 가장 후미로 쫓아오던 힘든 산행은 벌써 잊은듯 이젠 나보다 앞서 가서 꽃더미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ㅎㅎ

우리가 방금 올라 온 능선 뒤로 간월산과 신불산의 늠늠한 자태가 보이고 ~~

철쭉 능선 위로 구비구비 낙동적맹이 길게 늘어져 있다. 

올해도 몇번이나 가게 될 능선이다 ㅎㅎ

정상 부근에도 철쭉은 이렇게 탐스럽고 ~~

이제 천황재를 내려가는 곁 암릉에도 꽃들의 행진은 이어지고 

아래 천황재는 누우런 억새 밭이 가을을 기다리고 있다 

그 위의 봉우리가 우리가 곧 가야 할 재약산이고 ~~

천황재를 내려가는 길 옆에도 여전히 철쭉들이 늘어서 있고 

이제 천황재를 내려가면 억새로 풍경이 바뀌겠지만 오늘 거의 철쭉의 끝자락이 될 것이다 

드디어 오늘 마지막 산인 재약산에서 내려다 본 사자평이다 

역시 가을 황금 물결을 이룰 넓은 억새 밭이지만 지금은 푸르름에 밀려 아주 작아 보인다 

무박으로 온 재약산이라면 저 억새밭을 가로 질러 저 가운데 능선을 넘어서 죽전마을로 하산해야겠지만 오늘은 당일 재약산 산행이라 오른 쪽 사자평을 지나 표충사로 가야 한다 

우리는 어느덧 임도를 지나 가파른 나무 데크 길로 내려서서 층층폭포 앞이다

 

예전엔 물줄기가 상당히 작았었는데 ~~

그 앞에는 언제 생긴건지 층층교 다리가 들어서고 ㅎㅎ

중간에 이런 폭포가 하나 더 있는데 흑룡폭포는 아닌것 같고 무명 폭포인가? ㅎㅎ

흑룡폭포가 전망대에서 잡기는 좀 멀다 ㅎㅎ

암튼 닥아가기겐 너무 가파른 바윗길에다 출임금지로 통제되어 멀리서 흑룡포포를 바라보며 표충사에서 재약산 산행을 마무지 진다 . 멋진 철쭉에 시간을 많이 빼앗겨서인지 생각보다 1시간이 긴 6시간 가까운 시간을 산에서 보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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