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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고통'이 되지 않도록

'소통'이 '고통'이 되지 않도록충청도 사람들은 '가셨습니다'를 '갔슈','괜찮습니다'를 '됐슈'로 줄여서말하곤 합니다.어느 날 충청도의 시골 이발소에한 미국인 남자가 들어왔는데 이발소 주인아저씨는그 남자에게 인사했습니다."왔슈?"충청도 말로 '오셔서 반갑습니다'라는 뜻이었는데미국인 남자는 이발소 주인아저씨의 말을'What see you?(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로착각해 들었습니다.미국인 남자는 비록 조동사 'do'가 빠지긴 했지만시골 아저씨 치고 그 정도면 제법 훌륭한영어 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남자의 앞에는 이발소의 큰 거울이 보였습니다.그는 문장이 길어지면 주인아저씨가 알아듣지 못할까 싶어딱 한 마디로만 대답했습니다."mirror(거울)"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남자가 의자에 앉자마자..

거울 앞의 나에게 묻는 나이

거울 앞의 나에게 묻는 나이나이가 든다는 건 시선의 초점이서서히 옮겨가는 일과 많이 비슷합니다.눈앞의 이익이나 조급함에 매달리던 젊은 날을 지나고 나면,어느덧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남은 길을 내다보는여유가 생기기도 합니다.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나이에 따른 삶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일러줍니다.마흔에는 세상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우는 '불혹(不惑)'쉰에는 하늘의 뜻과 삶의 몫을 깨닫는 '지천명(知天命)'예순에는 어떤 이야기도 너그럽게 품어내는 '이순(耳順)',그리고 일흔에는 마음 가는 대로 해도 어긋남이 없는'종심(從心)'에 이른다고요.흔히 남을 보며 "저 사람은 언제쯤 철이 들까?" 생각하는데실은 그 물음이야말로 거울 앞의 나를 향해야 맞습니다.나이를 먹게 됨에 따라 몸이 점점 쇠약해지는 ..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창밖을 노랗게 물들이는 가을 들판을 바라보면,나도 모르게 위로받곤 합니다.씨앗 하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기까지,자연은 단 한 번도 순리를 벗어나려 하지 않으며결과를 재촉하지도 않습니다.'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처럼,흙은 무엇을 묻었느냐에 따라 정직하게제 모습을 드러낼 뿐 엉뚱한 열매를맺는 법이 없습니다.우리의 삶도 이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너무나 당연한 순리인 줄 알면서도,우리는 작은 정성을 심어두고 싹이 트지 않을까 불안해하거나,콩을 심어놓고는 팥이 열리기만을 바라며자신을 괴롭히기도 합니다.하지만 세상의 모든 인연과삶의 결실은 놀라울 만큼 정직하기만 합니다.삶은 우리가 보낸 다정함과 따뜻한 말을 잊지 않으며뿌린 만큼 거두고, 정성..

농부는 들판의 끝을 보지 않는다

농부는 들판의 끝을 보지 않는다우리 주변에서는 앞으로 일에 대해서미리 염려하며 걱정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그런 사람들은 주변에 자주 이렇게탄식합니다."산더미처럼 쌓인 이 일을 언제 다하지?이제 나는 죽었다. 어휴..."그러나 미리 염려하며 탄식하다 보면일 때문이 아니라 염려 때문에먼저 지칩니다.프랑스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풀을 베는 농부는 들판의 끝을 보지 않는다.'풀을 베려는 농부가 들판의 끝을 보며"저 많은 들의 풀을 언제 다 베지?"라는푸념만 하다 보면 결국 의욕도 잃고일을 끝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망상, 집착, 한계, 게으름, 불신.인생에 하나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은이 다섯 가지를 '염려'의 얼굴이라고도서 '걱정 버리기 연습'의저자는 말합니다.우리 마음대로, 계획대로통제할 수 없는 것이..

사랑받기에 늦은 나이란 없습니다

사랑받기에 늦은 나이란 없습니다어느 유기견 보호소에 열두 살 노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세상에 홀로 남겨진 채, 언젠가 자신을 다시 사랑해 줄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면서요.나이가 많고 볼품없어진 외모 때문이었을까요,보호소 앞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그저 힐끔 쳐다볼 뿐,발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그렇게 시간은 계속 지났습니다.녀석에게 허락된, 안락사 예정 시각까지의 삶은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바로 그 순간, 한 할머니가 보호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할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테이블 위의 서류를한 글자씩 쓰기 시작했습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직원들은할머니가 반려견과의 마지막 작별을 앞두고안락사 동의서를 작성하는 것이라 여겼습니다.보호소에선 너무나 흔히 보아온슬픈 장면이었으니까요.하지만 할머니가 떨리는 손으로 써 내려간..

낚싯대를 드리우고, 그물을 함께 올릴 때

낚싯대를 드리우고, 그물을 함께 올릴 때인생에는 낚싯대를 드리울 때가 있고,그물을 함께 끌어올릴 때가 있습니다.혼자 고민하며 답을 찾아야 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여럿이 힘을 모아 삶을 함께 개척해야 하는순간도 있습니다.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찾는 일은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나 혼자만의 몫입니다.하지만, 삶을 살아내는 과정에서 온기를 나누는 일은함께할수록 빛이 납니다.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훌륭한 삶을 산다고 해서내 인생까지 저절로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스스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내 발로 서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자신만의 힘으로 당당하게 서본 사람만이남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의 감사함을 압니다.그리고 그 깊은 감격을 아는 사람이야말로타인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살아가는 ..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유학의 창시자 공자에게는'공리'라는 아들과 '공급'이라는 손자가 있었습니다.손자인 공급은 훗날 '자사'라는 이름으로널리 알려진 유학자입니다.그는 공자의 제자인 증자 밑에서 학문을 익혀,혈통으로나 학문적으로나 공자의 정통을 계승한 인물이었습니다.유학에서는 흔히 학문의 계보를 공자-증자-자사-맹자로이어진 것으로 봅니다.송나라 사마광이 편찬한 역사서 '자치통감'에는이 자사에 관한 유명한 고사가 전해집니다.어느 날, 자사는 위나라 임금(위후)에게'구변'이라는 인물을 장군으로 기용할 것을 추천했습니다.비록 구변이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지만,나라를 지킬 장수로서 뛰어난 역량과 재능을갖추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위후는 구변의 과거 허물을 들어 등용을 거부했습니다.구변이 벼슬길에 오르기 전..

우승 반지보다 값진 순간

우승 반지보다 값진 순간미국 NBA에서 수많은 우승과 대기록을 세우며엄청난 재산을 소유한 '르브론 제임스'하지만, 그는 억만장자가 된 후에도고급 스포츠카 대신 평범한 자전거를 즐겨 타고,해외에 나가서도 단 몇 분의 데이터 로밍 요금이 아까워와이파이가 잡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인터넷을 사용할 정도로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그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 태어난어릴 적 이사만 여섯 번을 전전하며학교조차 다니기 힘들 만큼 힘든 시절을 보냈습니다.그 힘든 순간마다 어린 소년을 일으켜 세운 것은지역 사회와 멘토들의 도움이었습니다.누군가의 도움으로 자신의 인생이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깨달은 그는,훗날 받은 사랑을 세상에 다시 돌려주겠노라다짐했습니다.코트 위에서 정상에 오른 그가 향한 곳은바로 자신의 고향에 사는 소외..

우물이 마르고 있다

우물이 마르고 있다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통해황량한 모래 언덕이 빛나는 까닭은 보이지 않는 곳에오아시스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 적었습니다.눈앞이 막막할 때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건,어딘가 생명을 이어줄 샘물이 솟고 있으리라는희망 덕분입니다.하지만 현실의 목마름은 상상 이상으로 거셉니다.2021년 발표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한 연구 발표입니다.전 세계 40개국의 우물 약 3,900만 개를 전수 분석 한 결과,전체 우물의 6~20%가 주변 지하수면보다 5m 깊이에 불과해지하 수위가 조금만 더 낮아져도 수백만 개의 우물이완전히 마를 위기에 처해 있음을 밝혔습니다.대지뿐 아니라 우리 일상 역시 점차 건조해지고 있습니다.각박한 현실에 마음마저 메말라가는 요즘,이웃들의 목마름을 달래줄 작..

부러진 자리에도 꽃은 피어난다

부러진 자리에도 꽃은 피어난다'따뜻한 하루' 사무실 주차장 한쪽에는수십 년 동안 함께 해온 앵두나무 한 그루가자라고 있습니다.어느 날 우연히 보니 껍질 한쪽만 겨우 붙든 채 있는가지를 보고는 이대로 말라 죽겠구나 싶었습니다.그런데 따스한 봄볕이 감돌자 놀랍게도 그 메마른 가지에서푸른 새잎과 함께 고운 꽃망울이 터져 나왔습니다.겉보기엔 완전히 부러진 듯 보였어도,조금이나마 뿌리와 이어진 결을 통해 흙 속의영양분을 흡수한 덕분이었습니다.우리 삶에도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눌려모든 것이 쉽게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있습니다.깊은 상처 앞에 주저앉아 더는 버틸 힘이 없고,여기서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닐까두려운 날들 말입니다.하지만 어떤 시련도 살아내고자 하는뿌리까지 쉽게 꺾을 수는 없습니다.상처받은 그 자리 너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