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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자리에도 새순은 돋아납니다

메마른 자리에도 새순은 돋아납니다마음이 번잡할 때면 공원을 걷습니다.조용히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지난 계절의 흔적을 품은 마른 풀 사이로여린 쑥과 초록 잎들이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다 타버린 듯 메마른 땅에서어떻게 이토록 눈부신 생명이 다시 피어나는지,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구석이뭉클해지는 위로를 받습니다.모두가 끝났다고 여길 때에도보이지 않는 땅속 깊은 곳에서생명은 숨죽여 살아 있었습니다.매서운 바람에 겉잎은 바스러졌을지언정,뿌리만큼은 차가운 겨울을 묵묵히견뎌낸 것입니다.모진 계절을 견뎌낸 낡은 잎들은따스한 봄볕 아래 새싹이 온전히 자리 잡은 뒤에야,비로소 흙으로 돌아갑니다.살다 보면 모진 시련의 겨울 앞에마음이 닳고, 초라하게 시들어버린 것만 같은날들이 있습니다.하지만 ..

악어와 악어새

악어와 악어새자연의 공생관계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악어와 악어새(이집트물떼새)를 말하는 경우가많이 있습니다.날씨 좋은 날 햇볕을 쬐던 악어가 기분 좋게입을 벌리고 있으면 악어새가 입안으로 날아 들어와악어 이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를 쪼아 먹는다고 합니다.그러면 악어새는 배를 채우고 악어는 이빨을 청결하게유지할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되는 공생이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악어의 이빨은 아주 듬성듬성하게 나 있어서그 사이에 음식물이 낄 것 같지도 않으며악어는 평생 3,000개가 넘는 이빨을 교환하므로악어새와 같은 이빨 청소부가 필요하지않다고 합니다.결론적으로 둘 사이의 공생은 과학적으로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사실입니다.그런데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요?여러 추측이 있지만 기원전 5세기..

나이 듦이란?

나이 듦이란?공자는 '논어' 위정편(爲政篇)에서마흔에는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고(불혹),쉰에는 하늘의 뜻을 알며(지천명),예순에는 귀가 순해져 남의 말을 너그럽게 듣고(이순),일흔에는 마음 가는 대로 행해도 법도에어긋나지 않았다(종심)고 회고했습니다.오랜 세월 우리는 이 구절을나이마다 반드시 도달해야 할 '완성의 기준'으로여겨왔습니다.하지만 평범한 우리에게 마흔의 불혹이나쉰의 지천명은 아득히 높기만 한 벽입니다.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작은 바람에 흔들리고,세상의 이치를 깨닫기는커녕 내 마음 하나다스리기 벅찬 것이 솔직한 인간의모습이기 때문입니다.성인의 궤적을 맹목적인 숙제로 짊어지는 순간,나이 듦은 성숙이 아닌 자책과 무게로변질되고 맙니다.완벽한 현인이 되지 못한다고 해서세월의 가치가 바래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고,내려갈 때가 있으면 다시 올라갈 때가 있다.'익숙하게 스쳐 지나치던 이 문장에는중요한 '주어'가 비어 있습니다.그 자리에 '인생'이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인생은 스스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만들지 못합니다.궤적을 만들고 굴곡을 그리는 진짜 동력은따로 있습니다.사람들은 인생의 굴곡을 흔히'새옹지마(塞翁之馬)'에 비유합니다.하지만 도망쳤던 말이 명마를 이끌고 돌아오거나,낙마로 다친 다리 덕에 전쟁을 피하는 식의 반전은현실에서 극히 드문 우연일 뿐입니다.막연한 요행에 기대는 인생은파도에 휩쓸리는 조각배와 다를 바 없습니다.우연한 행운을 기다리는 방관자가 되기보다,내 삶을 움직이는 진짜 주체를 직시하고단단하게 걸어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문장에 빠져 있던 ..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되어주세요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되어주세요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며 옷깃을 스치고인연을 맺는 사람은 수없이 많습니다.어린 시절을 함께한 가족과 학창 시절의 친구,사회에서 마주친 동료와 이웃,그리고 다양한 모임을 통해서 함께한 이들에 이르기까지우리는 무수히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반복하며 살아갑니다.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뇌리와 가슴속에또렷하게 남는 얼굴이 있습니다.내가 힘들 때 따스한 온기와 위로를 건네준 사람이거나,반대로 지우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떠난 사람입니다.여기서 한 번쯤 깊이 돌아보아야 할 것은'입장의 전환'입니다.내가 누군가를 그렇게 기억하듯,나 역시 타인의 기억 속에 둘 중 하나의 모습으로남게 된다는 사실입니다.그들의 기억 속에서나는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일까요,아니면 씁쓸함을 남기는 사람..

10년의 기다림

10년의 기다림1923년 눈 내리던 겨울,아키타현에서 태어난 작고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도쿄 시부야에 살던 '우에노 히데사부'교수의 품에 안겼습니다.앞다리를 딛고 선 모양이 한자 여덟 팔(八) 자를 닮아'하치'라는 이름을 얻은 강아지는,유독 자신을 아껴주던 다정한 주인의 사랑 속에서하치는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아침이면 출근하는 교수를 따라 시부야역까지 배웅하고,해 질 무렵이면 개찰구 앞에 앉아 퇴근길 주인을 맞이하는 일,그것은 두 존재가 매일 나누던 가장 평범하면서도따스한 약속이었습니다.하지만 그 행복은 너무나 짧았습니다.함께한 지 채 1년을 조금 넘긴 1925년 5월,우에노 교수는 대학 강의 도중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쓰러져영영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영문도 모른 채 홀로 남겨진 하치는 그날부터살을 ..

부는 대물림하지 않는다

부는 대물림하지 않는다마흔둘, 세상의 모든 문이 차갑게 닫히던 밤이 있었습니다.평생의 땀방울이 사기라는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고,남은 것은 낡은 여관방의 시린 공기와 끝이 보이지 않는절망뿐이었습니다.삶의 가장자리에서 휘청이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어둠 속에서도 눈에 밟히던 어린 자녀들이었습니다."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하지만, 1983년 시작한 반도체 장비 국산화의 길은매일이 부도의 벼랑 끝이었습니다.하지만 그는 편법이라는 쉬운 지름길 대신,정직한 땀과 기술이라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마침내 국내 최초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이라는 결실을 보았고,대한민국 벤처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NASDAQ)에이름을 새기며 기적의 정점에 섰습니다.그러나 세상이 환호하던 눈부신 정상에서,그는 가장 고요하고 아름다운 퇴..

안식년에는 ~~

10 너는 육년 동안은 너의 땅에 파종하여 그 소산을 거두고11 제 칠년에는 갈지 말고 묵여 두어서네 백성의 가난한 자로 먹게 하라그 남은 것은 들짐승이 먹으리라너의 포도원과 감람원도 그리 할찌니라출 23:10~11 누가 누구를 위해 썼을까?글쎄 문맥상 파종할 땅이나 과수원을 가진 농부에게 부탁하는 말이다.네 자신이나 너의 사랑하는 아내나 네 자녀를 위해서 6년을 열심히 일해서 수확을 거두도록하라 !그러나 제 7년에는 6년 동안 너희 가족을 위해 수고한 네 땅을 쉬게 하라그런데 네가 심지도 않아 쉬는 땅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수확물은 끼니가 없는 네 가난한 자들이 그것들을 가져가게 하고그래도 남으면 주인 없이 떠도는 들짐승들에게 주어라!

나만의 길

나만의 길우리 삶에는 저마다 걸어가야 할자신만의 길이 있습니다.남의 속도에 조급해하지 않고,흔들리는 나를 다독이며 묵묵히 나아가는용기의 길입니다.깊은 바다는 흐르는 시냇물을 부러워하지 않고,수많은 생명을 품어냅니다.한겨울을 견디는 소나무 역시가을날 붉게 물드는 단풍을 시샘하지 않습니다.제자리를 지켜내는 푸르름이야말로소나무가 세상에 건네는 가장 아름다운빛깔이기 때문입니다.올빼미는 눈부신 한낮에 날아오르지 못하지만,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그 누구보다 맑은 눈을 가집니다.작고 뾰족한 바늘은 거대한 장작을 패지는 못해도,추위를 막아줄 포근한 옷을 지어냅니다.밤하늘의 별빛은 따스한 온기를 품지 않았으나,길 잃은 나그네에게 길잡이가 되어줍니다.세상이 정해놓은 화려함보다 값진 것은내가 온전히 살아내는 바로 나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