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나의 이야기 85

1996 4월 10일,

1996 4월 10일, 두 시간의 구두시험으로 석사학위가 완전히 끝이 났다.아이 엄마가 있으면 무척 기쁜 날이겠으나 어린것과 조용히 보냈다. 어렵고 긴 과정을 쉽게 마친 느낌이다. 어쩌면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나의 삶이 바뀔 주요한 계기일 수도 있고 전혀 의미 없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법학 4년 신학, 경제학, 심리학 4년 과정을 어린것을 데리고 무사히 마무리 진 것에 대해 하나님께 그리고 어린 아들에게 또한 내 이웃에 감사해야 한다. 나 혼자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니었기에~~그런 어려운 과정을 마무리 지으며 홀가분 마음으로 귀가하는 나에게 아들이 갑자기 안하던 말을 한다. “아빠, 왜 재혼하지 않지? 나 엄마 필요하고 동생이 필요한데!~~”“너 어디서 그런 말 배웠니? 혜우 엄마가 ..

매 한마리 키우기

초딩때 집에서는 제법 멀리 떨어 진 배부릉산이라는 데를 놀러갔다가 우연히 나무 위에 매 둥지를 발견해서 나무도 잘 타지 못하면서 가까스레 올라가서 매 새끼를 한마리 델구 내려왔다.어미새를 생각하면 하면 안되는 짓인데 당시에는 ~~산을 자주 헤매다보면 이렇게 새 둥지를 자주 발견하게 되는데 종달새도 한마리 데려왔다가 배추벌레도 열심히 잡아다 먹여도 도대체 먹지를 않아 키울수가 없어서 도로 둥지에 갖다 놓았는데 매는 기르기가 쉽대서 델구 온 것이다.어린 새끼라 배추벌레 처럼 작은 것을 잡아다 주었더니 곧잘 먹어서 키우기가 쉬었다.먹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배추밭을 하루에도 몇번이나 뒤져야했지만 ㅎㅎ좀 크더니 작은 개구리 한마리도 거뜬히 해치운다. 여름방학내 이 한마리 키우느라 개구리를 잡기 위해 꽤나 ..

비의 축복

난 비를 싫어하는 사람이다초딩때 아버님이 새로 지으신 집이 하필 지하수 샘터 위라선지여름에 장마가 지면 부엌에 아궁이가 물바다가 되고 부엌 바닥은 한강 물이 되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물 퍼 퍼내기가 바빠었다.그 집을 팔고 이사 할 때까지 몇년이나 그 고생을 하며 자라선지 내겐 비에 대한 낭만도 애정도 없다.요즘 이상하게 주말에만 연거푸 비 소식 때문에 지난 주는 오대산을이번 주는 운탄고도 산행이 취소되어 모처럼 집에서 쉰다.하지만 생각해 보면 비는 와야 한다, 이젠 모내기가 지난 시절이지만내가 요즘 자주 오르는 북한산을 오르다 보면 예전에 물줄기가 다 말라 있고내가 즐겨 물 보충을 하는 문수봉 옆의 문수사 샘터의 물이 바닥에 다다른다. 바위가 많은 산이라서 그런지 소나기가 퍼부면 금방 물을 건너기 힘..

스키부대

50년도 넘은 낡은 사진 한 장이 앨범사이에 끼어있다. 70년대 초에 동부 전선엔 정말 눈이 많이도 왔었다. 밤 사이에 1~2 미터는 보통이었으니 말이다 아마 그래서 야전군 사령부에 스키부대가 절실해서 급작스레 만들어진 부대 였으리라.사단에 많은 예하 부대들이 있겠지만 1개 소대를 뽑아 2사단 진부령에 스키 훈련을 받으라는 지령에 수많은 소대들 중에 우리 소대는 담첨되었다하기야 소대 내에 당시 킥복싱 챔피언도 있고 유도 3단이나 합기도 3단  대원들도 있어서 사단내 특수 업무는 도맡아 수행했던 소대니 당연하기는 햇지만 스키를 본 적도 없는 내겐 줄 잘못 선 탓에 갑자기 2월 어느 날 진부령으로 한달간 스키 훈련을 떠나야 했다. 지금 어딘지 모르지만 하여간 그 추운 겨울에 트럭을  타고 찾아간 진부령 어느..

거미 이야기

내가 화장실 청소를 잘 안해선지 요즘 부쩍 거미줄이 내 허락도 없이 무허가 건물을 짓는다 매번 걷어 내는 것도 거미의 수고를 너무 쉽게 망가뜨리는 것같아 요즘은 그냥 친구 처럼 쳐다보게된다 거미는 주로 독으로 곤충의 몸에 주입한 뒤, 그 체액을 빨아먹는다고 하는데 주로 파리, 모기나 나방, 개미 또는 바퀴벌레와 같은 해충들을 먹기도 해서 농업해충을 잡아먹는 ‘살아있는 농약’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전 세계에 약 3만 종이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는 약 600종이 분포한다고 한다. 내가 바라보는 저 거미줄은 거미의 이동을 편하게 해주는 도로와 같은 역할을 해서 날개가 없어 날 수 없다는 것이 그 동안의 상식이었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거미가 거미줄을 이용해 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하긴 아이들이 즐..

일상에서 회의를 느끼게 될때 ~

아들이 좋아하는 사금치 한 접시를 만들기 위해서 우선 시금치를 데쳐야 한다. 너무 많이 데쳐도 흐물거리고 비타민도 소실 되니 아주 적당히 그리고 푸른 색깔이 밭에서 방금 뽑아 온 시금치 마냥 푸른 기가 살아 있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잘 데쳐진 시금치라면 일단계는 성공! 그 다음엔 적당히 소금과 깨소금, 참기름 그리고 다져진 마늘과 파를 썰어 버무리면 되지만 소금이나 참기름을 저울에 달아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실수하면 짜게 될수도 있다. 그럼 시금치를 좀 더 삶아 보태면 되겠지만 사 온 시금치가 이게 다인데 또 사러가기 싫다면 우선 싱겁게 무치면서 소금을 뿌려 실수를 줄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무쳐 놓은 시금치의 맛을 보니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되었다!' 라고 생각하고 반찬 통..

일상의 일에 회의를 느끼게 될때 ~

아들이 좋아하는 사금치 한 접시를 만들기 위해서 우선 시금치를 데쳐야 한다. 너무 많이 데쳐도 흐물거리고 비타민도 소실 되니 아주 적당히 그리고 푸른 색깔이 밭에서 방금 뽑아온 시금치 마냥 푸른 기가 살아 있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잘 데쳐진 시금치라면 일단계는 성공한 것이다 그 다음엔 적당히 소금과 깨소금, 참기름 그리고 다져진 마늘과 파를 썰어 버무리면 되지만 소금이나 참기름을 저울에 달아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실수하면 짜게 될수도 있다. 그럼 시금치를 좀 더 삶아 보태면 되겟지만 사 온 시금치가 이게 다인데 또 사러가기 싫다면 우선 싱겁게 부치면서 소금을 뿌려야 실수를 줄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무쳐놓은 시금치의 맛을 보니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되었다!' 라고 생각하고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