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도시 공원의 단풍은 몇시간 운행해서 찾아가는 명소들의 단풍보다 더 멋지지만 덜 자연스럽다
도시의 힘으로 가꾼 탓이리라

그래도 가까이 접하는 도시의 공원은 주말에나 찾아가는 먼 산보다야 자주 산책하는 곳이기에 정도 든다

나뭇잎 사이로

산책하다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얼굴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좁다란 길

향기를 채우는

너의 야윈 얼굴

지붕들 사이로

이 향기를 그와 함께 맡으면

좁다란 하늘

그 하늘 아래로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싶어라

사람들 물결

여름은 벌써 가 버렸나

대기는 차갑게 감싸고

거리엔 어느새 서늘한 바람

안타까운 빛나던 시절

뒤로하고 가던

보고싶어라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싶어라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따뜻한 손 그리고 그 감촉

내가 쏙 들어앉아 있던 그 눈동자

그 마음 아무것도 안 바래

사랑을 주던

그가 보고 싶어지네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가는데

너의 작은 꿈이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

나뭇잎 사이로

지나가는 추억

여린 별하나

그 별빛 아래로

너의 작은 꿈이

어둠은 벌써 밀려왔나

오늘도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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