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 황매산의 억새를 보기 위해 떡갈재 터널입구 들머리에 차를 세우니
전에 낡은 화장실은 어디가고 아주 깨끗한 화장실을 갖다 놓았으나 문이 꼭꼭 잠겨 있다. 지난주도 잠겼다던데 한참 억새 피크철에 오토캠핑장 화장실도 마찬가지고 ~~
암튼 투덜대는 아가씨들의 하소연을 들으며 올라가다보니 때늦은 철쭉 한송이가 피어 웃음지며 위로를 한다 ㅎㅎ
벌써 억새들이 반가운 인사를 하고 ~~
황매산 정상엔 사람으로 가득하다
내려가는 계단길은 한참 성수기에 보수 작업을 한다고 3/2는 출입금지란다 ㅎㅎ
우야 가라고?
암튼 내려가는데까지 가는 젊은 그룹들이 모습이 멀리 보인다
그래서 저렇게 철쭉 군락지 사이로 와야 하는데 길도 거친데다가 철쭉 가지들이 종다리를 긁어대서 꽤나 불편하다. 젊은이들의 레깅스 차림이 아주 불편해서 소리지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
그러나 이렇게 황매평전에 도착하면 다시 즐거운 고함 소리로 바뀐다
난 뭘한건지?
일년간 자란 억새들의 키가 대부분 나보다 훨씬 크다 ㅠㅠ
그래서 바위 위에 올라가서 잡아 본 하늘거리는 억새의 춤들 ~~
확실히 요즘의 아이들은 다르다
많이도 구경을 왔건만 저 억새 숲을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은 한명도 없다
즉 어린 시절을 훌쩍 건너뛴 신사 숙녀분들이다 ㅋ
넓은 억새 들판이 너무 시원하다
어제 보았던 영남알프스 천황재나 신불재보다 보다 여기가 더 멋지다 ㅎㅎ
온갖 자세로 포즈를 담던 세 아가씨가 길을 잃은 어르신 두분을 기다리는 반 시간이 넘는 동안 제자리 걸음이다 ㅎㅎ
하긴 이것을 보려고 멀리서 왔으니 누려야 겠지 ~~
여기에 자리를 깔고 앉아 간단히 식사를 하고~~
어르신들을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 않을 만큼 멋진 억새춤에 빠져들다
파란 하늘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 서울에는 가을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다니 이런 날씨에도 고마워 해야겠지?
내가 즐겨찾는 모산재로 가는 오솔길이다
돌아다보니 내가 방금 내려 온 황매산 정상이 멀리서 손짓한다
오늘 가장 후미에서 따라오는 아가씨가 오르막이 너무 늦어 먼저 올라선 모산재다
돌틈에 소나무 한그루가 척박한 땅에도 너무 싱싱해서 함산한 젊은이와 담아본다
건너편 왼쪽 끝자락 바위가 황포돚대 바위다
그 아래 저수지가 저 바위산을 더 가파르게 보이게한다
지난 날 순디와 영란 그리고 왕언니와 하산 하던 길이다
그 아래는 아주 가파른 계단들이고 ㅎㅎ
푸른 아랫 마을들이 유럽 알프스를 생각나게 한다
개구리 한마리가 내려다 보는 저수지를 낀 마을이 평화롭다
저런 멋진 경치를 바라 보며 살아가는 얘도 멋지고 ㅎㅎ
선두들은 벌써 저 앞의 암릉을 내려가고 ~~
앞으로 가야 할 순겔바위 암릉이 길게 뻗어져 있다
난 순결바위 곁의 바위등에 기대어서 ㅎ
우리는 오늘 저기까지 가지 않고 옛길로 하산할 예정이다
옛날처럼 여전히 길게 늘어진 로프 길이다
드디어 덕만주차장이 가깝다
모산재부터 함산한 젊은 그룹 13명들과 무사히 산행을마치고 네시간 서울 가는 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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