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산 사랑

방장산의 폭설

alps 2022. 12. 25. 12:10

누구를 탓하랴?

지난주 부터 호남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지며 무등산도 전면통제라 못갔는데 그게 간밤에까지 이어졌으니 방장산이 국립공원이었더라면 벌써 전면통제 되었으리라 

중간을 다 생략하고 방장산 정상이지만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

들머리가 되는 장성갈재에서 하차하여 대원들이 휴양림으로 직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올라서 내려다 본 장성갈재다 

도로에서 부터 발목에 차인 눈인데 이왕 제설작업을 했으면 마무리를 지어야지 딱 여기까지 제설작업을 해놓아 대형버스는 넘어가지를 못하고 눈이 많아 유턴하기 위한 제설작업도 몇시간 걸리므로 결국 기사님은 3킬로를 넘게 후진으로 내려가셨다한다 ㅠ

입구 방산산 설명문은 단 한 글자도 읽을수가 없고 ~~

눈속에 올라가는 대원들의 모습은 아직 희망차다 

엄청난 눈이 가져다 주는 아름다움 때문이다 

대부분이 방장상이 처음인 젊은 회원들을 데리고 갈 생각을 하니 왠지 오늘 무지 힘들것 같다는 예감이 머리를 스치고 ~~

한 두사람들이 올라간 길을 가는데도 벌써 눈이 저렇게 무릅을 가리고 ~~

잘못 벗어나면 일미터다 ㅎㅎ

금방 지나간 길도 옆에 쌓인 눈이 내리 덮혀 길이 아니 보인다 

쌓인 눈으로 한 걸음이 느리니 산행 속도는 늦어 질수 밖에 없다 

저 눈 밑을 뚫고 가야하고 ㅎㅎ

저 편편한 하얀 부분이 길일 것이다 ㅎㅎ

나보다 앞서 간 회원들이 남긴 자욱이 60센티 이상의 적설량을 말해주고 있고 

씨끄런 우리와는 달리 자연은 무거운 눈을 안은 채 고요하다 ~~

저 나무 아래의 눈이 많이 쌓인 저 곳이 길일테고 

나무를 쳐다보니 눈이 무거우리 만큼 가득히 쌓여있다. 

바람이 없는 탓에 저 무거운 눈덩이를 오래 안고 살아야 할것 같다. 

글쎄 날씨나 따스해야 녹을텐데 수은주는 영하 10도를 가르키고 체감온도는 12도란다 

상고대 사이로 멀리 보이는 산 정상이 유럽의 알프스 같다 ㅎㅎ

날씨가 개자 푸른 하늘이 잘들 가는지 궁금해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고 

대원들은 러셀을 시작한 나의 뒤를 줄줄이 잘 따르고 있다 

사진들을 찍는다고 내가 대열을 너무 이탈하면 조난 위험성이 있다고 줄기차게 잔소리 한 탓이리라 

사실 조그만 벗어나도 길이 안보이기 때문에 몇번이나 이곳에 온 나도 길을 찾을 수가 없는데 초행들이니 ~~

엄청나게 두터운 솜이불을 덮고 누운 대지는 내년에 아주 멋진 푸른 자연을 보여 주겠지?

눈이 없으면 사진 담을 게 별로 없는 방장산이 오늘은 회원들의 환호에 즐거울 것이다 

지방에서 온 산악회 두팀과 둥선이 겹치면서 속도가 갑자기 무척 느려진다 

덕분에 이런 멋진 설경을 담을 수가 있었지만 이러다 하산 시간에 맞출지가 걱정이라 결국은 양해를 얻어가며 대기줄을 통과해서 두팀의 선두그룹과 조우해서 

쓰리봉에 도착하니 갈 길은 더욱 눈으로 찾기 어렵고 적설량도 더 늘어간다 

능선 길은 바람 탓인지 눈이 더 많이 쌓여서 정말 갈 길이 아니 보인다

결국은 두 산악회는 정상을 포기하고 원점회귀 한단다. 하긴 아직 3킬로를 이 많은 눈을 뚨고 가기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자 우리 선두그룹의 회원 중에도 우리도 포기하자고 이런 악천후에 진행은 너무 무리라고 건의를 하지만 사실 되돌아가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올라온 만큼 내려가면 시간이야 많이 남겠지만 장성갈재에 다시 버스가 올라와서 우리 회님들 28명을 태우고 다시 3~4 킬로 후진으로 내려가는 것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능선 길이라 경사가 적으니 좀 더 쉬울 것이라고 그냥 앞으로 러셀을 하며 말없이 나아가자 나의 의견에 동의 한듯이 러쎌도 교대 해주며 선두 팀이 서너명 구성되어 긴 고생의 설산 여정을 다시 시작하다 

방장산까지 봉우리가 몇개 있었던 것을 오늘에야 새삼 깨달은 날이다. 평소에 너무 쉽게 온 탓이리라 

여기 정상에 서기까지 열이 많은 관계로 입은 패딩에 내려 덮치는 눈이 녹아 젖은 줄도 모르며 러셀을 하다가 전화가 와서 받으니 폰에 습기가 있다고 저절로 다운되고 다시 켜면 곧바로 다운되어 스마트 폰은 무용지물이되어 여기부터의 사진들은 나중에 회님들이 보내준 사진들이다 

이렇게 선 곳도 눈이 적은 곳이다 

잘못 디디면 일미터가 넘어 함산한 회님들이 손을 잡고 끌어내 주어야 한다 ㅎㅎ

날씨는 예보되었던 영하 10도는 아닌지 따스해서 그나마 견딜만했다 

정상 부근에 눈이 쌓이다 못해 누가 의도적으로 갖다 부은 모양새다 ㅎㅎ

우리가 걸어 온 먼길이 보인다. 아직 산 중턱 아래로 뒤따르는 회님들 그룹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고 ㅎㅎ

저 눈길을 헤치고 홀로 따라 오시는 대원 한 분도 보인다 

마감시간 3시반은 기사님과의 소통이 잘못되어 휴양림이 제설작업을 안해 오셨다가 되돌아 가서 어느 굴다리 앞에 계시다는데 그걸 못찾아 2~30분 다시 헤매고 억새봉을 갔다 오신 한 분이 덩달아 늦어 거의 두시간이 오버한 5시가 넘어서야 다시 후진으로 날머리를 내려와 28명 전원이 무사하게 귀경할 수 있었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몸이 잘 안풀리는 참 힘든 산행이었다 ㅎㅎ

'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 > 산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린 날의 운탄고도  (0) 2023.01.09
추암 촛대바위 일출  (0) 2023.01.02
겨울의 장성 축령산  (0) 2022.12.19
금오산  (0) 2022.12.19
나뭇잎 사이로  (0)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