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전
1914년 1차 세계 대전 중,
벨기에 이프르 지역에서
영국, 프랑스 연합군과 독일군이 참호를 파고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존엄한 인간의 생명이
마구잡이로 훼손되는 전쟁터에서
연합군과 독일군이 할 수 있는 일은
승리하기 위해 서로를 죽이는
일뿐이었습니다.
바로 눈앞에 쓰러져 있는
전우의 시체도 수습하지 못하고
그저 적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만 있는
비극의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전쟁터에도 차가운 겨울이 오고,
눈이 오고,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이브 날,
독일군 참호 위로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더니
누군가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리고 곧 캐럴을 따라 부르는
목소리가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급기야 연합군도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크리스마스 단 하루를 위한
휴전 협정을 맺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총구를 겨눴던 그들은
서로를 향해 겨누던 총을 버리고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기도 하고
진득하게 시선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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