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산 사랑

소요산의 가을

alps 2023. 10. 29. 19:56

소요산 가을의 색깔이다 

어제 오대산 적멸보궁에서 보다 화려하지만 가을의 색깔이라는 그 기본은 같다.. 

자재암에서 공주봉을 오르는 길은 거의 나무데크 계단들이다 

그전엔 너덜바윗길인데 많이도 손을 봐서 정상까지 나무 계단으로 바뀐 것이다 

건너편 암릉은 내가 곧 가야할 소요산의 정상인 의상대다. 

한 동안 못 본 사이에 정상석이 꽤나 자랐다 ㅋㅋ

예전에 정상석은 여전히 그자리에 방치되어 있어 비교가 되는 검고 작은 인증석이 저리 하얀 모습으로 자란 것이다 ㅎㅎ 

태극기도 곁에 두고 ~~

선녀탕 내려가는 길은 가을 옷을 한껏 잘 잘차려 입고 있는 듯 하다 

불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화려한 붉은 색들이 가는 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십년 전보다는 생기를 잃은 듯 맑은 잎들은 아니지만 멀리서 색깔만 보면 별 달라진게 없어 보인다 

자재암 일주문 위에서 내려다 보는 단풍들도 그날이나 다를바 없지만 그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이 다를 뿐이다 

물론 저 단풍들도 십년전에 그 단풍닢들은 아니겠지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년도 네 색깔은 비슷하겠지만 사실은 다른 잎들이겠고 ~~

중동엔 이 팔 전쟁으로 이런 단풍의 아름다움을 바라 보는 것 조차 허락하지 않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생사의 기로에 있는데 ~~

세상의 한 구석에선 그들의 아픔을 모른채 단풍을 즐기고 잇는 인파로 가득하고 ~~

자재암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저 사진들이 새롭게 바뀌었다.  

정각아래에는 행락객들이 벌써 술에 취해 씨끄러워 그들이 주고 받는 막걸리 잔들은 담지 않았지만 ~~

저런 멋진 정자 아래서 술을 나누는 낭만 조차 갖지 않은 나는 목석인가? ㅎㅎㅎ

글쎄 아무리 노력해도 술은 내게 자연스럽지 않은 물건인 모양으로 가끔씩 하산 후 권하는 하산주를 마셔보지만 정은 안드는 모양이다 ~~

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무척이나 많은데도 오늘 아무도 대동하지 않은 이유는 그저 조용히 단풍 만을 보고 싶었을 뿐이디. 

술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

씨끄럽게 하고, 가식하게 하고 ~~  

자연은 이런저런 사람들을 다 포용하는데 그런 자연을 좋아하는 정작 나는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인간의 가을은 저런 화려한 색깔이 없나보다 

내가 인생의 황혼기에 있건만 내게 이런 색깔이 아니 보이기에 ㅎㅎ

강원도 원주가 시골은 아니지만 난 도시 거리를 활보하기 보다는 좀 걸어가서 야산을 뒬굴고 다녔기에 사실 시골 아이였든지 저런 낙옆위에 아무렇게나 드러 눕던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이 없다면 자리를 깔고 눕고 싶다.

낙옆 냄새를 맡으면서 ~~  

그리고 그 날처럼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러고보니 하얀 도화지에 먹물로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써 본적이 50년이 넘나 보다 

즉 나의 그 어린 동심이 저 떨어진 낙엽처럼 지면을 휩쓸고 다니나보다 

사람은 그대로인 것 같지만 기실 꿈많고 발랄한 그 마음은 사라진지 어언 50년이 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저 화려한 가을의 색깔도 이제는 이쁘게 그리지 못하고 몇줄 글도 못쓰게 되는 모양이다 

참 색깔이 곱다

그 사이로 푸른 하늘도 이쁘고 ~~

다음 주도 저 색깔을 간직할까? 

그렇다면 토요일은 버스 네대 주왕산 인솔이 있으니 안되겠지만 일요일엔 만사 제끼고 다시 와야겠지?

사진을 담아 갈 사람을 한사람 델구 올까? 

그러나 인간에게 내일은 늘 미지의 세계다

아내가 한마디 말도 없이 15분 후에 나를 두고 저 세상을 떠났듯이 내게도 어떤 내일이 있을 지 모르기 때문에 있을 때 저 이쁜 색깔을 한 두어장 더 담아간다. 

도두들 그런 화려한 가을의 모습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서 난 어느 새 출구가 가까와 지고 있었다 

10년전 오랜 세월 내 곁을 지키던 여동생이 가자고 해서 찾아욌던 소요산 이 자리에 그날 처럼 화려한 국화축제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 두군데 장식한 그날의 추억을 생각하며 향기로운 국화의 내음을 담아 본다 

저렇게 이쁘게 가꾼 농부의 정성에 감사함을 가지면서 ~~

오손도손 함께 자리한 국화들에게도 마음으로 인사는 한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이 "니들 국화"라고 

그 중에도 니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느해 9월 9일  치악산 기슭에서 10년 전 여기에 함께 왔던 여동생과 가슴 한 아름 꺽어 들었던 들국화(구절초?)가 더 좋았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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