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산 사랑

화대종주

alps 2023. 8. 21. 17:37

보통 화대종주란 지리산 화엄사에서 대원사에 이르는 46킬로 종주 길을 의미한다.

왜 하는 지는 모르지만 대학시절인 70년대 초인가 한창 젊을 때  3박 4일간인가 4박 5일인가 암튼 40킬로가 넘는 엄청나게 무거운 배낭을 지고 이 긴 길을 걸으면서 지루하게 느꼈던 그래서 지리산이 아니라 "지루산"이라고 명명했던 특히 치발목 길은 별로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길 인데 세월이 약이라고 그때 힘들던 시절을 다 잊어 버리고 오랫만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물론 이제는 나이가 들어 하루에 종주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예상 처럼 진행이 되지 않아 잘 마무리 될지는 모르겠다. 

더구나 화대종주의 후유증으로 연골이 나가 산행을 못하는 지인들인 주위에 있다보니 가다가 넘 힘들면 말겠다는 생각으로 

우선 화엄사  일주문에서 새벽 01시 45분에서 폼은 한번 잡아보고 ㅎㅎ

노고단에 도착해도 아직 한밤중이고 ~~

임걸령에  도착해도 아직 어둠은 가시지를 않았지만 임걸령 샘에서 물 한모금 들이키고 힘을 내서 반야봉으로 ~~

삼도봉에 도착하니 날이 샌다.

그곳에 일행 중 젊은 회원이 한분 넘어져 다쳤다고 밴드를 붙이고 계시다. 

종주는 무리다 싶은데 젊은 사람들이라 믿어 보기로 하고 ~~ 

거기서  연하천까지는화개재의 가파른 나무데크 계단들을.오르내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연하전대피소의 머리 위로 하얀 뭉게구름이 지나고 주위는 멋진 야생화로 지리산 온 것을 환영한단다. 

하기야 화대는 처음이지만 짧게는 올해 벌써 다섯번째 지리산 천왕봉 길이기는 하다. ㅎㅎ

저 멋진 흰구름과 푸른 하늘 아래 샘터에서 다시 목을 축이고 

가야할 벽소령 길이 멀기만 하다 ㅎㅎ

형제봉과 토끼봉을 지나 벽소령에 도착히니 아침시간이다 

거기서 6킬로 다시 험한 길을 걸어야 세석대피소인데 벌써 몸이 천근만근이다

이제야 겨우 화대종주의 반을 넘겼을텐데 ㅋㅋ

대원사 갈 길은 이직 멀지만 그래도 최고봉 천왕봉에 오르려니

힘이 난다

아침 8시건만 인증석 대기줄이 50미터가 넘어서 곁다리로 사진 한 컷 남기고 달려야 한다 

이 쇠계단들은 꽤나 낡은 것을 보니 내가 70년대 걸어 내려갈 때도 있었을 듯?

애들아! 알면 인사 좀 해라!  ㅎㅎ

바위틈 사이 안개꽃이(?) 이쁘다 ㅎㅎ

중봉 가는 길에 야생화들이 지친 내게 용기를 준다 ㅎ

미안하다! 

앉아 니들과 놀고 갈 시간이 엄써서 ㅎㅎ

이제 화대종주 끝에서 두번째 봉우리 중봉이다

여기서 치발목까지 3킬로도 지쳐서 만만치가 않다 ㅎ

드디어 중봉 쉼터를 지나고 ~~

마지막 봉우리 리봉도 지나니 길고 긴 내리막이다

역시 옛날 쇠계단들이 70년대 과거를 알려주고 ~+

그때보다 나 마이 늙었제? ㅋㅋ

이제 지루했던 치발목 도착하다

대원사주차장까지는 아직 9.8 킬로 남았단다.

화대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남은 것이다. ㅎㅎ 

화대종주 중에 가장 지루한 이 치발목 길을 깡으로 버텨내야 완주가 되니 그저 참고 갈 수 밖에 ~~

이 구간은 계곡이 깊어 인터넷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다 

그저 이조 시대처럼 깜깜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이곳을 벗어나야 현대 문명에 접어 든다 ㅋㅋ

드디어 지루하고 긴 치발목에서 벗어나 유평마을이다 

여기서 대원사까지 2킬로는 포장도로다

하지만 오늘 화대종주 광복절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이라 개인 승용차들이 길가에 불법 주차해서 차는 커녕 걸을 수도 없어 상당히 시간을 지체하고

겨우 그런 정쳬를 비집고 도착한 마지막 인증지 대윈사 일주문이다

공식 화대종주는 여기서 끝이지만 우리는 버스가 있는 주차장까지 다시 2킬로를 더 가야한다

그것도 편안한 길이 아니라 업다운이 있는 이런 나무데크 길을 오르내려야 한다 ㅆ

드디어 대원사 주차장이다

화대종주 46킬로에 주차장까지 2킬로 플러스에  인솔자라 중산리를 내려갔다 왔으니 다시 10킬로를 추가해서 58킬로 긴 긴 화대종주를 정말 맨정신으로는 어렵고 깡으로 마무리진다 ㅋㅋ

누가 강제로 하란 것도 아닌 것을 자진해서 했으니 

누구를 탓하랴? ㅎㅎ

암튼 올해 불랙야크에서 내 건 종줏 길 "불수사도북"과 "화대종주"를 별 무리 없이 마무리하고나니 무척 힘들긴 했지만 마음 한편 개운하기도 하다.

80년대에도 아주 힘든 도전을 한번 더 한적이 있다

내가 살던 독일 뮌스터(Muenster)라는 작은 도시에서 네델란드 엔세데(Enschede)라는 도시까지 아주 추운 엄동설한에 114km를 자전거로 왕복한 적이 있었다. 덕분에 대부분 손가락에 동상이 걸려 두어달 고생한 적이 있있는데 살아 왔듯이 ~~ 

 

글쎄 살아있다면 언제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을까? ㅎㅎㅎㅎㅎ.

'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 > 산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가위와 초가집  (1) 2023.09.30
태기산과 봉평 메밀꽃 축제  (0) 2023.09.12
친구들과 나란히 ~~  (0) 2023.08.07
순디의 몽블랑 투어  (0) 2023.07.23
철원 금학산  (0) 2023.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