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뒷모습 / 혜린 원연숙
한없이 초췌한 모습
부쩍 늙어버린 주름진 당신의 얼굴에서
그늘진 세월 속에 드리워진
서글픈 인생의 아픔을 느낍니다.
어느새 그리 변해버리셨나요.
늘 청춘일 것만 같던 패기,
당당한 그 모습 어디가고
겁에 질린 창백한 모습
금방이라도 서러운 눈물 쏟아낼 듯
슬퍼 보이는 초점 없는 눈동자
마치 날개 꺾인 새처럼
비쩍 마른 어깨위로
체념어린 삶의 무게 내려앉고
세월에 찌든 낯선 노인의 체취에
이 못난 자식 철렁 내려앉는 가슴
검버섯 가득 껍데기만 남은 당신
미처 살피지 못한 못난 자식
한없는 죄스러움에
이 가슴 한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다시금 불러보는 그 이름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리고 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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