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세상 이야기

당첨금 오백만 원

alps 2019. 2. 8. 15:52
당첨금 오백만 원




오래전 즉석식 복권이 처음 나왔을 때
당첨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간혹 길거리에서 복권을 동전으로 긁으며 
안타까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아주머니 한 분이 호기심에
즉석복권을 한 장 사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긁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당첨금 오백만 원'

아주머니의 눈에 또박또박 인쇄된
당첨금 글자가 보인 것입니다.

기쁨보다는 당황이 앞섭니다.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서 숨이 가빠옵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안절부절못하는 중
은행에 가서 당첨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겨우 떠올랐습니다.

은행을 향해 서둘러 걷는 아주머니는
최대한 평범해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나쳐 가는 사람들이 전부 자신의 당첨 사실을 알고
복권을 빼앗아 가려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어색한 표정과 발걸음으로
은행까지 걸어간 아주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복권을 은행 직원에게 내밀었습니다.

"저, 오백만 원짜리 복권이 당첨됐는데요."

머릿속으로 오백만 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들을 상상하는 아주머니에게
은행 직원이 말했습니다.

"고객님. 이 복권은 당첨된 것이 아니에요."

다 긁어서 보이는 추첨 번호와 당첨 번호가
일치해야 당첨금을 지급하는 것인데,
처음 복권을 사본 아주머니는 그것을 몰랐고
그만 당첨금 오백만 원이라는 글자만 보고
착각하고 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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