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ps 2025. 6. 20. 11:09

난 비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초딩때 아버님이 새로 지으신 집이 하필 지하수 샘터 위라선지

여름에 장마가 지면 부엌에 아궁이가 물바다가 되고 부엌 바닥은 한강 물이 되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물 퍼 퍼내기가 바빠었다.

그 집을 팔고 이사 할 때까지 몇년이나 그 고생을 하며 자라선지 내겐 비에 대한 낭만도 애정도 없다.

요즘 이상하게 주말에만 연거푸 비 소식 때문에 지난 주는 오대산

이번 주는 운탄고도 산행이 취소되어 모처럼 집에서  쉰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비는 와야 한다, 

이젠 모내기가 지난 시절이지만

내가 요즘 자주 오르는 북한산을 오르다 보면 예전에 물줄기가 다 말라 있고

내가 즐겨 물 보충을 하는 문수봉 옆의 문수사 샘터의 물이 바닥에 다다른다. 

바위가 많은 산이라서 그런지 소나기가 퍼부면 금방 물을 건너기 힘들만큼 쏟아내리다가도

비가 그치면 며칠 되지도 않아 물길에 물이 아니 보인다.

사실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도 풀도 물이 필요하고

무더위에 땀으로 옷이 흠뻑 젖은 나도 물 두병은 필요한데 그 근원은 비가 아니던가?

비가 없으면 저 푸른 초목이 매말라 죽을 것이고

그래서 사막화되기에 동식물 모두가 살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사막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다. 

비록 온종일 비가 온대서 집안에 갇혀 있어 불편하지만 그 긴 비도 내일 오후면 그친단다. 

그래서 내일 산행을 준비하면서 새삼 비에 애정읋 가져보고자 한다. 

물이 없는 세상 상상 할 수도 없는데 그런 비를 싫어한다는 것은 너무 어리석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