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ps 2020. 10. 26. 13:41

올해도 도봉산의 망월사를 찾았다. 이 가을에 멀리 가지 않고 운동도 적당히 되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

제법 경사도 있고 바위도 많은 곳이건만 산사를 찾는 여신도들의 발걸음 가볍다. ~

작년에도 30대를 통과한 것 같은데 올해도 뱃살은 나잇값을 못하는지 여전히 30대는 거뜬히 통과한다 ㅋㅋ.

하기야 먹는 양에 비해 이렇게 움직이는 양이 많으니 저축할 뱃살이 어디 있을까마는 ㅎㅎ~

저곳을 자기 나이에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가까운 공원이나 동네 단풍을 즐길텐데... ~

단풍만을 비교하면 아마도 대공원의 단풍이 더 좋을 수도 있다. ~

거기에는 인간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단풍은 저렇게 바윗틈에서 충분치 못한 영양을 공급 받으며 자연스럽게 생활하기에 병들수도 꺾일 수도 있다 . ~

저기를 건너면 극락인가 ㅎㅎ. ~

그렇다면 극락 가는 길이 평탄한 아스팔트만은 아닌게 확실하다. 저런 돌길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 ~

하지만 이곳저곳 가을을 맞이하는 색깔은 그들의 땀만큼이나 곱다. ~

맑은 가을 하늘아래 그들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옷을 보여주려는듯 ㅎㅎ ~

커다란 카메라를 둘러 메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

나의 스마트 폰 카메라의 능력으로 쫓아가기에는 좀 벅차지만 나름 이쁜 모습을 잡으려고 애쓴 날이다 ㅎㅎ ~

햇살 사이로 보이는 단풍들의 색깔이 더욱 곱다. ~

원래 이런 느린 속도로 등산을 하면 백두대간은 탈락이다. ㅎㅎ ~

그래서 대간의 속도로 오르면 한시간에 오를 망월사를 두시간이 넘어서야 올라섰다. ~

자연과 어울어진 경내가 몇조를 쏟아 부은 롯데 타워보다 멋지다. 그래서 오늘도 십분이면 갈 롯데 타워를 아니가고 세시간에 걸쳐서 여기를 오른 것이다. ~

조용한 경내에 소란을 주기 싫어 겉만 맴돌아 다니지만. ~

저 높은 경내에서 수 없이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시는 신도들의 모습에서 삶을 찾아본다. ~

같은 경내에서도 한참 예불이 진행되는 저기 까지는 가파른 돌 계단이 백여개 되어 보이던데. ~

그래서 분별없는 등산객들을 제한하기 위해 이런 울타리도 있지만 출입금지라는 팻말은 아니 보여. ~

곁에서 예쁜 손으로 반기는 단풍나무를 지나. ~

저 멀리 보이는 건 자운봉인가? 바라다 보는 위치가 달라선지 늘 보던 모양과는 달리 보인다. ~

잠시 경내를 벗어나 사패산으로 가서 도봉산 주능선의 봉우리들을 담아 보고. ~

모처럼 왔으니 니 얼굴도 좀 담아가다가

인천에서 오셨다는 도봉산 초행자를 만나 길을 잘 모른다기에 설명을 좀 자세히 해주었더니 그러지말고 같이 가면 안되냐는 말에 원래 망월사만 계획하고 온 산이라

막상 와이계곡도 처음이라는 분이 이제 등산을 막 시작한 초년생치고는 제법 바위를 잘 타는 편이긴 하나 마지막 인증 표지목이 어딘 줄 모른단다. 거기가 찾기가 어려운데 설명으로 찾을만한 곳도 아니고 우선 한북정맥을 타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면 다행이지만 ~

그곳은 산을 잘 알아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있기에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 들으셔서 결국은 같이 가기로 햇는데 언제 다시 오겠냐며 풍경 담기에 정신 없으시고. ~

잘 내려 갈테니 사진 좀 찍어 달래서 담기는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시간 내기가 쉽지않아 내 폰 번호를 전해 주지 않다보니 전해 주지를 못했다. ㅎㅎ ~

글쎄 나름 등산 복은 신경을 쓰신 것 같았는데 신발은 리지가 잘 안되어 두번이나 미끄러져 내가 받쳐주지 않았다면 제법 상처를 입었을 것을 생각하니 그런대로 원래 계획대로 망월사를 다시 못간 아쉬움은 사라지는 듯했다. ~

하지만 차를 송추에 주차하고 오셨다는데 시간이 늦어지고 좀 지쳐서 정작 내 도움을 받아야 할 우이암 표지목은 1.8 킬로를 남기고 힘드시다고 오봉으로 하산하자신다. 내가 그리로 하산하면 두시간 이상 돌아야 해서 마침 그 쪽으로 하산하는 일행들이 있어 부탁하고 돌아서서 난 관음암으로 홀로 다시. ~

하지만 다음날 충북 군자산 산행계획이 취소되면서 못내 아쉬엇던 망월사를 아들과 다시 찾았다. 이러니 뱃살이 또 못 찌겠지 ㅎㅎㅎ

역시 단풍은 이 부근이 가장 좋아 보인다. ~

같이 가면 지하철 역까지 태워다 주겠다면서 아쉬어 하시던 어제 그 분에게 마지막까지 동행을 못해줘 좀 미안한 마음이 가시지를 않지만~

그리고 잘 내려 가셨을까 좀 걱정은 되지만 그곳 지리를 잘 아시는 어르신 서너분들과 함께 가시니 잘 가셨겟지! 툭탁하면 길을 잘 못 들어 헤매는 아들과 함께 오르다보니 문득문득 어제 그 분의 생각이 나서다 ㅎㅎ~

아들도 아빠 없이 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할텐데 ~~

우리와 가까이 동행하는 사진 작가가 이틀에 3만장을 찍어서 그 중에 한 두장이 대통령 상을 받앗다다. ~

같은 사진이지만 담은 정성과 기술이 남다르기 때문이겠지. ~

암튼 참 색깔이 곱다. ~

어떤 노부부가 우리 둘을 담아 주시겠다고하여 한 포즈를 취하고

아들은 요즘 이 정도의 바윗길은 제법 잘 탄다 ㅎㅎ ~

어제 가려던 경내를 오르는 길은 이런 쪽문을 서너번 지나야하고. ~

사실 저 절벽위에 있어 이리로는 불가능하지만. ~

바위틈에서 가을을 노래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ㅎㅎ

또다른 쪽문을 통과하면 또 다른 넓은 경내에 이르게 되는데 도봉산 능선과 어우러진 풍광이 저절로 명상에 잠길 듯하다 ㅎㅎ ~

하지만 오늘은 날 잡아 경내를 맴돌고 있지만 원래는 저 봉우리들을 헤매고 있을 시간이기도 하다 ㅎㅎ. ~

인간의 힘이 놀랍다! 이렇게 비탈진 곳 구석구석에 사찰을 짓고. ~

또 참선과 더불어 기거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식수가 부족하다고 물을 절약하자고는 하시지만 그나마 이런 바위 틈에서 샘이 나서 식수로 하시나보다. ~

떠나기전 마지막 단풍을 담아보면서 어제 8시간 오늘 5시간 도합 13시간이나 이 주위에 머물렀나보다. ㅎ

글쌔 이건희 회장이 어젯밤 타계하셨단다. 오랫동안 휠체어를 타시며 거동이 불편하셔서 나처럼 이런 산은 못오르셨겠지만 대신 오페라를 좋아하셔서 베를린에 오셨을때 "나부코" 원래 한국어 성서적 명칭은 "느브갓네살"일 것이지만 배르디의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삼성직원이 그 오페라 대사를 번역을 부탁해서 기억이 나는데 그나마 더 못들으시고 별세 하셨단다. 내가 그 분보다 좀 어리고 건강하기는 하지만 내년 가을 다시 망월사를 온다는 보장은 못할 나이니 늘 오늘 이 산행이 마지막이러니 하면서 이틀간의 긴 산행도 마무리 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