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세상 이야기/산 사랑

과거와 현재의 철암에서 분천역

alps 2019. 9. 20. 14:42

내가 초딩 시절에 찾았던 이곳들은 산이고 물이고 거의 검은 색이었다.백두대간이란 수식어들은 오늘 여행에 수시로 따라 다니지만 백두대간에서는 몇십km 떨어진 강원도 철암 부근의 구문소이다.

2미터도 안되는 아주 작은 터널로 유명한 곳이다

터널을 지나가면 멀리 작은 쌍폭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 뒤로 건너서 계단을 따라 돌면 구문소 위를 넘어서 주차장으로 돌아 올수 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소들의 싸움이 있었다는 구문소의 전설~~

  저것이 연탄을 실어 나르던 열차이다. 내가 과거에 놀러와서 자주 보았던 낯익은 열차가

  지금은 저렇게 용도를 잃어 버리고 박물관에서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그 위를 지금은 빨간 "협곡열차" 또는 "체르마트 열차"라는 별칭으로 이런 열차가 느릿느릿 달린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백두대간에서는 차로도 2-30분 떨어진 먼 곳이고 알프스 중턱을 달리는 스위스의 체르마트(사실 그곳 발음으론 '쩌마트'라고 해야 맞는 발음이지만...)와는 달리 바닥을 달리고 있어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색깔만은 비슷하다. ㅎㅎ

그래서 이 협곡열차가 달리던 이 철로에는 과거 거은 연탄을 실어 청량리로 운반하던 화물열차가 자주 다니던 철로이다. 그래서 어쩌다 어린 내가 탄 승객열차에서 내다 보는 바깥 세상은 온통 검은 색으로 하교하는 초딩들의 얼굴은 연탄가게에서 장난하다

나오는 손도 얼굴도 연탄 가루로 까마스런 흑인애들 같았다.

물론 그래서 검은 먼지 때문에 우린 열차의 창을 위로 열 수가 없었다.

승부역으로 건너 올 수 있는 구름다리도 나름 멋있고

과거에 역사를 그대로 사용하여 과거를 돌아다 볼 수 있는 향수도 느끼게 해서 좋고 ~~

서울의 복잡한 철로에서 느낄수 없는 한적함이 물씬 풍기는 두메산골이란 분위기도 멋지고 ~~

과거의 역사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인조 조형물이 왠지 낯설고 어색하기는 하지는 그래도 잠시 다시 현재를 돌아보는 마음으로 이해를 하면 나름 ~~

이렇게 옛날 초라한 시골 역사 옆에서 흔히 보던 코스모스가 자연스러워 멋지고 ~~

저 코스모스 밭을 뛰어다니던 과거의 나를 볼 것 같아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도심지처럼 지나치게 개량화하여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옛 모습의 코스모스가

고향을 다니러 온 자녀를 반기는 부모 같이 부드럽고 ~~

까마득히 잊어 버렸던 옛날의 역사 안의 기웃거려보니

그날의 난로와 거친 나무 의자들이 정겹다.

떠나는 열차를 바라보는 마음은 여전히 쓸쓸해지고 ~~

열차의 창문은 옛날처럼 양 옆의 고리를 잡아 올리고 내리던 옛날의 기억을 새롭게 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검은 연탄재에 거무티티 했을 열차와 잔디 역시 원래의 푸르고 빨간색을 되찾아 우리를 반긴다.

스위스의 쩌마트가 겨울 스키천국으로 유명하듯이 종착역 주위는 싼타마을로 꾸며 나름 어린이 승객들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분천역에서 차로 30분 가량을 달리면 한국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백두대간 수목원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백두대간을 헤매고 다녀도 멧돼지나 고라니들은 종종 보았지만 한번도 보지 못하던 호랑이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

그나마도 덥다고 안에 들어누워서 못본체 하는 호랑이 숲길을 지나면

사실 이런 정원 저런 정원 나름 아기자기 꾸미느러 고생한 흔적은 있지만

글쎄 워낙 멋지게 단장된 공원들을 많이 보고 다닌 탓인지 특별히 눈에 띠는 정원은 아니뵈고

철이 일러선지 무궁화도 별로 보이지를 않고


유독 '풍접초'가 많은 이곳 한 곳만을 담아 왔을 뿐이다